부산은 바다를 품고 성장한 도시다. 많은 이들이 대표적인 항구 도시이자 관광지인 이 도시를 각자의 경험에 비추어 이야기하곤 한다. 그러나 이야기 대부분은 ‘드넓은 해수욕장이 있고 해산물이 풍부하며 시장 사이로 고층빌딩이 솟은 도시’와 같은 식상한 이미지로 점철된다.
화려한 입면에 가려졌을 뿐, 사실 부산은 다양한 사람들이 발을 딛고 자취를 남기며 다채로운 색을 빚어온 도시다. 그래서 우리는 저마다의 세월과 이야기를 쌓아온 여섯 동네 통해 부산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각자의 위치에서 하나의 부산을 만들어온 그들의 이야기를 따라 여행하다 보면, 어느새 발걸음이 바빠진다. 그 부산한 하루 끝에서 비로소 우리는 부산을 만났다고 말할 수 있을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