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가 절벽을 따라 옹기종기 낮은 주택들이 모여 있는 영도. 이곳은 최근 들어 ‘한국의 산토리니’라 불리며 SNS에 자주 등장하기 시작했다. 부산 바다를 배경으로 트렌디한 공간이 곳곳에 생겨나면서 많은 이가 찾아오기 때문이다. 부산 사람들 또한 요즘 부산에서 가장 힙한 곳이라며 영도를 소개하곤 한다.
영도 흰여울길 벽화골목 © 누리부산(부산광역시)
이곳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은 건 예술가들이었다. 도시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2011년 마을에 들어온 그들은 벽화를 그리거나 전시회를 진행하며 영도에 새로운 색을 덧칠했다. 그리고 언젠가부터 해안가 절벽에 층층이 자리 잡은 낮은 주택들은 색다른 풍경을 만들어내는 좋은 캔버스로 여겨지기 시작했다. 이러한 모습은 영화 ‘변호인’, ‘범죄와의 전쟁’ 등을 통해 스크린에 노출됐고, 그 인기에 힘입어 영도는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르게 되었다.
분명한 건 새롭게 주목받는 영도의 오늘이 세월의 축적 속에 만들어졌다는 사실이다. 다른 동네가 지니지 않은 이야기를 담고 있었기에 영도는 많은 이가 사랑하는 현재의 모습을 갖출 수 있었다. 힙하고 젊은 공간들 속 숨어 있는 마을의 어제를 만나보는 것은 영도를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신기산업은 동명의 철제 사무용품 제조회사가 소유한 건물을 개조한 카페다. 원래는 직원들의 휴식 공간이자 회사를 홍보하는 용도로 만든 공간이었으나, 지금은 영도를 대표하는 포토 스팟이 되었다. 거대한 컨테이너를 연상케 하는 독특한 외관을 가지고 있으며, 층마다 설치된 통유리창을 통해 바다를 내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신기산업
특히, 5층 루프탑에 올라서면 탁 트인 바다 건너편으로 부산항부터 건물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는 부산 원도심의 모습까지 조망할 수 있다. 지금은 카페 외에도 자사의 플래그십 스토어인 신기잡화점을 1층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 2호점 ‘신기숲’을 인근에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