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공원을 걷다 보면, 결혼을 앞둔 예비 부부들이 웨딩 사진을 찍는 모습을 자주 목격한다. 또한, 공원 주변에는 웨딩 스튜디오, 드레스 숍, 메이크업 숍 등 결혼과 관련된 업체들이 자리 잡고 있다. 도산공원 일대는 예비 신부 사이에서 ‘스드메(결혼에 필요한 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을 총칭하는 표현)’ 매장이 밀집된 지역으로 유명해, 결혼을 준비하기 전에 꼭 들르는 코스가 되었다. 그렇다면 도심 속 작은 공원은 어떻게 스드메의 성지가 되었을까.
도산공원
1973년, 공원은 도산 안창호 선생의 애국심과 교육 정신을 기리는 의미로 조성되었다. 더불어 당시 영동지구에서 도심 속 시민들의 휴식 등을 위해 계획된 유일한 도시공원이기도 하다. 한참 개발이 진행되던 강남 한복판에, 계획적으로 아름답게 조성된 공원이 나타나자 공원을 활용하고자 하는 업체들이 주위로 점차 모여들었는데, 그들이 바로 웨딩 업체였다. 공원이 웨딩 사진 촬영지로 적합했을 뿐만 아니라, 공원 주변으로 상권이 형성되고 있던 시기라 훌륭한 입지적 요건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나둘 수를 늘리던 웨딩 매장들은 신사동, 청담동까지 영역을 확장했고, 이 일대는 웨딩 산업의 트렌드를 이끄는 지역이 되었다. 이로 인해 공원은 여전히 수많은 커플의 새로운 시작을 함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