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의 랜드마크가 어디냐고 물으면, 자주 언급되는 곳이 코엑스다. 1979년 한국 최초 종합전시장으로 시작을 알린 코엑스는 기대와 달리 랜드마크라고 부르기에 존재감이 다소 부족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에 대비하여 기존의 종합전시장을 철거한 후 새롭게 개장한 한국종합무역센터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건물 높이나 교통 접근성 면에서도 여의도의 63빌딩에 밀려 큰 주목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청바지 브랜드 ‘뱅뱅’이 유행하면서, 사람들은 신논현역과 강남역 사이에 자리한 뱅뱅사거리를 랜드마크라 인식했다.
코엑스
그러나 90년대 후반을 맞이하며 코엑스는 강남을 넘어 서울의 랜드마크로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1998년, 한국종합전시장이었던 명칭을 코엑스로 변경하며 대대적인 변화가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가장 큰 전환점은 멀티플렉스 영화관, 아쿠아리움, 대규모 쇼핑센터 코엑스몰을 동시에 개장한 2000년 5월이었다. 당시 서울 최대 복합문화공간으로 화려하게 문을 열며 수많은 방문객을 이곳으로 이끌었다.
화려한 시절도 잠시, 2년간의 리모델링을 거쳐 2014년에 재개방한 코엑스몰은 복잡한 동선과 지나치게 새하얀 인테리어 등 방문객의 편의성을 고려하지 않은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외면받으며, 하락세를 겪기도 했다. 이에 코엑스는 2017년 5월 ‘별마당 도서관’ 개장을 시작으로 또 한 번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성공과 실패를 모두 겪으며 변화를 거듭하는 코엑스가 앞으로 어떻게 서울에서 존재감을 지켜낼 수 있을지 기대된다.